잘근잘근 되새김

장애에 대한 사회모델의 정치적 위험

지구별 여행 2015. 6. 4. 15:03

사회모델은 영국 장애운동에 있어서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하였다.

 

첫째, 사회모델은 장애물 없애기라는 정치적 전략을 찾아 주었다.

손상을 가진 사람이 사회에 의해서 장애를 갖게 된다면, 손상을 가진 사람의 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의 우선순위는 이러한 장애 장벽을 없애는 데 있을 것이다.

치료 또는 재활의 전략을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변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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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모델의 두 번째 영향은 장애인 자신에 대한 것이다.

전통적인 결함 접근을 사회적 억압으로 대체하는 것은 장애인 개인에게 자유를 주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잘못된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사회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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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사회모델은 정치적 수준과 개념적 수준 모두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수반하게 되었다.

사회모델 안에 내재해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장애인이 손상에 상관없이 공통된 억압을 공유하고 있다면-마치 흑인이 민족적인 배경과 상관없이 공통된 인종주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손상에 기초하여 장애인을 조직하거나 장애 문제를 분석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 된다.

손상별로 특화된 조직-그것이 전통적인 자선단체이든 현대적인 자조집단이든-과 손상별로 특화된 대응은 오히려 문젯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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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

의료적인 문제를 완화하거나 치료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진정한 장애 문제에 대해 연관성이 없거나 방향을 잘못 잡은 반응이 될 것이고,

장애물을 없애고 시민권을 쟁취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뿐이다.

 

* 장애가 개인의 경험과 관련해서가 아니라 구조적 배제의 산물로서 이해된다면, 장애인의 수는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된다.

사회 변화와 장애 서비스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손상을 입은 개인의 특수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기보다는 환경적*사회적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다.

따라서 손상된 인구집단에 대해서 조사하거나 각각의 손상 형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속해 있는지 등을 아는 것은 아무 필요가 없는 것이 된다.

 

[장애학의 쟁점] p6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