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난 나이보다 속이 깊고 참을성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 내가 특별히 인내심이 강했다고 여겨지진 않는다.
지금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상황에 있는 장애인들을 두고,
인내심이 강하다느니 집중력이 뛰어나다느니 하며 특별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걸 들을 때면 마음이 언짢다.
앞으로도 너희를 둘러싼 환경은 절대 변하지 않을 테니 지금가지 잘 참아왔듯이 계속 참으라는 강요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강요된 기다림과 인내는 우회적인 폭력이므로 미덕으로 칭송할 일이 아니다.
[오늘도 난, 외출한다. 김효진/장차현실] 24p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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