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책야그

나의 한국현대사

지구별 여행 2015. 3. 15. 05:34

 

7.30 보궐선거가 여당의 승리로 나타나자, 이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강경하게 나오고, 세월호 참사 당시 아무도 밝히지 않는 대통령의 7시간 부재에 대해 밝힐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나온다.

이명박이 싸놓은 똥 4대강사업은 큰빗이끼벌레와 버려진 준설토로 국토를 제대로 들쑤셔놓은 결과만 속속…
...
세월호 참사 자체에도 놀랍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밖에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이런 정부를 만든 것도 결국 국민의 능력이겠지만)가 이끄는 대한민국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불쾌하고 충격이다.

참사가 났다고, 살기가 어렵다고 국민들은 정부를 향해 외치지만, 그 정부가 드러내는 행태들은 적절한 대응도, 해결도 아니었다.
도리어 그 정부가 국민을 향해 도와달라, 살려달라 하는데, 그것도 선거 때 표를 더 얻겠다는 것 뿐이지 않은가…
이런 정당을 밀어주는 그 국민은 또 어떤 국민들인지 참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이나, 전교조나, 노동자들, 철도와 의료민영화, 핵발전소와 송전탑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외침은 교묘하게 외면한다. 불통, 시간 끌기, 막말, 사찰과 진압, 꼴통 같은 버티기…

지금 한국의 모습을 보면서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었다. 유시민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만큼 한국의 역사를 되새기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55년이라는 그의 삶에서 겪은 한국에 대해 많은 사람들도 알고 있으면서 또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들과 그 의미들을 담았다고...

이승만으로부터 박근혜까지의 대통령들과 각 정부의 특징과 주요 정책들, 권력과 탄압을 향하여 국민들이 저항한 역사적 사건들, 병영국가에서 광장국가로의 변화를 이끌어낸 민주화 운동,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들이 함께 겪어낸 사건들… 작가도 말하듯이 사건은 다르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들이 흡사한 사건들이 반복되는 정치적 행태도…

그보다 꼭 10년 뒤 태어나 살아온 나에게는 어렴풋하거나 기억의 조각들로 남아있는 이야기들이 작가의 생생한 필체로 구슬 꿰듯이 줄줄이 꿰어졌다. 인물이나 이야기를 알고 있어도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랐던 것들을 다시 짚어볼 수도 있었다. 추억이라고 할 만한 소소한 옛 기억들도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익숙한 그의 인터뷰 내지 강연 목소리가 느껴졌다. 어떤 대목에서는 그의 날카로운 목소리, 또한 격분한 목소리도 느껴진다. 그의 냉철한 통찰이 나의 가슴에 쌓인 의혹과 울분을 뻥 뚫리게 하면서 참 많은 공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과 미래에 대한 그의 신념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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