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당 공부방

2016년 한국 정당정치의 위기와 대안

지구별 여행 2016. 1. 31. 11:43

정의당 미래정치센터가 주최한 2016년 신년기획토론회, '한국 정당정치의 위기와 대안'을 다녀왔다.

1월 28일 목, 오후4시, 국회의원횐관 제2세미나실


평당원으로서 정당의 정책토론회가 궁금하였고, 비단 총선 때문이 아니라 정말 한국 정치가 걱정되어 어떤 대안이 있는지 듣고 싶었다.


김윤철 교수와 서복경 교수 두 분의 발표와 세 분의 토론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두 개의 발표문을 요약하기로 한다.


먼저 김윤철 교수의 발표문 2016년, 한국 정당정치의 위기와 대안(20대 총선 전망과 정치실천 방향을 중심으로)을 보자.


1) 한국 정당정치에서 몇 가지 유의한 변화를 진단하였다.

첫째, 유권자 편성 및 인식과 태도를 중심으로 한 사회지형의 변화에서 경제력에 따른 정치참여도의 격차가 심하고 정치관심층(투표참여층) 내 중도 무당파층이 증가한다.

정치참여도에 있어서 경제력이 있는 노년층이 증가하는 반면, 하위 소득층의 정치참여도는 저조한데, 상하위 소득층 간 투표율 격차가 30% 이상이다. OECD 국가들의 소득층 간 투표율 격차가 평균 7~9%인 것에 비하면 매우 심하다. 그리고 국민 78%가 경제민주화가 잘 안되고 있다고 인식하는데, 경제민주화가 지체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정부 43%> 야당 22% > 여당 15%로 정부의 책임을 가장 크게 보지만, 특이한 점은 여당보다 야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정권을 견제해야 할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둘째, 정치지형의 변화에서 정당구도 및 전략을 살펴보면 야권이 분화하고 있고, 제1야당 중심의 동원과 지지확장 위한 중도화가 병행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등장 후 새로운 제1야당을 원하는 중도 지지층이 확인되었고, 과도기적으로 야권에서 다당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제1야당 지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분화된 야당들은 외부 입신출세 인물들의 보여주기식 영입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야권의 전통적 지역 기반인 호남의 균열 양상이 보이고, 더민주당의 진영갈등이 반복됨에 따라 사회약자층의 정치소외는 심화되고, 중도무당파층의 분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20대 총선 전망에서 정당체제의 변화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압승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고, 개헌의석 180석 이상 확보할 가능성도 보여 일당우위 체제가 본격화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주요 담론들, 즉 경제민주화, 평화, 통일 담론들이 오히려 보수적으로 재구성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사회/정치지형에서 야권 불신 증대, 정치참여층 내부 격차 심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의 반복 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2) 김윤철 교수가 제시하는 정치실천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영갈등과 여야 구도에서 벗어나라

-총선 이후에 초점을 맞추라

-정치적 지지와 반대가 아니라 사회적 대변에 충실하라

-좌도 우도 아닌, 아래로 아래로 가라

-정책 자체의 차별성보다 정책 타결과 실행 능력을 중시하라

-경제민주화와 평화복지국가 건설의 관건은 좌우의 구분이 아니라 좌우의 통합이다

둘째, 권력격차 해소를 위한 시민정치의 대오를 구축하라

-정치제도보다 정치주체에 주목하라

-제도개혁은 환경 변화와 실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님을 상기하라

-정치, 경제, 사법 제도의 개혁 동력이 미약한 현실을 타파하라

-당사자 주도의 개혁실천운동을 구상하라

-시민주체의 권한행사와 참여의 경로를 확보하라

-시민의 주권자 위상과 역할의 강화를 목표로 설정하라

-시민의 개인적 표현의 자유보다 결사의 자유를 신장하는데 주력하라

-제도의 내용적 특화보다 제도 결정의 과정과 주체의 변경에 나서라

셋째, 체제전환의 의제와 담론과 행동을 조직하라

-개헌이 아닌 체제전환에 집중하라

-감시와 평가보다 참여와 실행을 우선하라

-대안의 제시가 아니라, 대안의 거점 확보에 자원을 투여하라


서복경 교수는 '2016년, 한국 정당정치에 관하여' 발표했다.


먼저 민주화 30년의 한국정치를 돌아보았다.

1) 한국 유권자의 민주주의 지지 인식 변화 

1996년~2015년 한국 유권자의 민주주의 지지 인식 변화 그래프를 분석하였다.

(발표자는 유권자의 민주주의 인식 변화에서 민주주의와 시장의 관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 1998년~2010년 사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하락했다가 회복되는 추이다.

 - 이 시기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민주정부가 경제위기를 다루는데 무능할 수 있고,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시장지위를 악화(실업, 고용 불안정)시킬 수도 있으며,  

   시장지배질서(대기업-수출산업 중심)를 재편하는데 무력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한 시기다.

 -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던 시기인데, 정권교체가 정치 뿐만 아니라 정부-시장 관계의 변화를 기대했던 유권자들이 현실적 한계를 인식한 시기이기도 하다.

 - 2015년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연령집단별 인식에서 민주화 이후 세대의 인식이 이전 세대보다 높고 안정적이다.

2)  이제 유권자에게'어떤 민주주의여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다. 

 - 민주정치는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관여할 수 있는가?

 - 이미 민주화된 사회에서 정치의 효능감은 일상의,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 시장질서의 변화 속에서 정치, 정당은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현재 2016년의 정당정치를 분석하였다.

1) 집권당이 무력하다

-대통령의 시행령 통치, 정부제출 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한 담화정치, 국회법 파동에서 볼 수 있는 국회 자율성의 제도적 무력화 시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집권당이 대통령 개인의 지지기반에 편승하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친박과 비박이 2016년 총선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양상이다.

2) 제1야당의 분화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갈등, 탈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으로 분열

-민주당 계열 정당의 지지기반이 변화하고 있다.

 

정당들의 지지연합 재편에 대한 분석도 매우 흥미롭다.


1) 지난 30년 정당체제 양대 축의 지지연합 토대

새누리당 계열: (대기업+수출기업+건설업+)영남+자영업자+민주화 이전 세대

민주당 계열 :   (대기업+수출기업+건설업+)호남+자영업자+민주화 이후 세대


2) 새누리당 계열 정당의 지지연합 분석

-대기업+수출산업+건설업에 편향적 시장정책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선거 지지기반은 영남+민주화 이전 세대+부동산경기부양정책 이해관계층 이다.

-영남 블럭이 분리되고 있다 : TK vs PK, PK지역 일당 지배체제의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화 이전 세대 자영업자들의 은퇴로 인한 지지기반 약화되고 있다.

-주택보급율이 100%를 상회하는 시점에서 중장기적인 주택 자산 가치 하락을 막기 어렵다.

-청년층 동원전략 등 새로운 지지기반 창출 전략에서 성공적이지 못하다.

-PK지역에 이어 TK지역의 변화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오랜 선거 지지연합의 해체와 새로운 지지연합 구축의 부진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의존하고 있다.


3) 민주당 계열 정당의 지지연합 분석

-대기업+수출산업+건설업 편향의 시장정책은 새누리당 계열과 같지만, 이러한 정책 기반 지지는 새누리당보다 하위다.

-중소기업, 신규 자영업집단(프랜차이즈 가맹점, 소규모 유통판매업), 조직노동 중 일부에서 추가적 지지기반 추구했지만 일관성 결여로 안정화되지 못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은 호남 유권자와 민주화 이후 세대 유권자 집단의 균열을 의미한다.

-새로운 지지연합을 만들어내지 못한 공백상태를 균열된 과거 지지연합으로 봉합해 온 것이다.

-호남 유권자들의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연합 이탈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17대 총선, 민주노동당에 대한 상대적 높은 지지

  18~19대 총선 및 지방선거,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지 증가

  19대 총선, 통합진보당에 대한 상대적 높은 지지

-잠재적 지지기반인 민주화 이후 세대와 안정적 연결망을 추구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민주화 이후 세대는 시장적 지위를 매개로 다차원화 되어 있는데, 민주당 계열정당의 시장정책은 일관성을 결여했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스러운 정치신호를 보내 신뢰를 잃었다.

-지구당 폐지, 중양당 약화, 정당 조직이 아니라 개별 정치인 중심 지지 동원으로 조직적인 지지기반을 만들지 못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은 시장정책(김종인 체제의 경제민주화 정책)+청년정책 중심 세대동원 전략으로 보인다.


4) 진보정당 계열 정당의 지지연합 분석

-국민승리21~민주노동당 : 노동과 농민 등 시장약자 보호 정책을 표방, 주된 지지기반은 민주화운동세력의 한 분파+중산층이다.

-유권자 지지기반 창출단계에 이르기 전에 분화 : 진보신당, 사회당, 노동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유권자의 눈에 이 세력은 정책지향을 가지고 집권을 목표로 하는 집단이 아니라 가치지향에 따라 이합 집산하는 시민적 분파 정도로 인식되어 있다.

-2016년 총선 이후에도 존속할 수 있는지, 존속할 의지가 있는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5) 향후 전망

-2007년 ~ 현재까지는 새누리당 계열 정당을 단일축으로 하여 비새누리당 계열 정당들의 이합집산이었고,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그러나 새누리당 선거 지지연합의 점진적 해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양상으로 움직일 수 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은 모든 정당들의 지지기반 재편이라는 과도기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일시적이고 잠정적 균형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유권자 지지연합의 축을 먼저 형성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현재 각 정당들의 전략은 독자적인 지지연합 구축이 될 수밖에 없다.

-2016년 총선에서 선거연합 전략은 각 정치세력들에게 크게 매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총선에서 확인된 지지기반을 토대로 대선 전략을 수립하고자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