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November 14, 2014 facebook/insook.kim
세월호 참사 210 여일을 지나 어설픈 세월호특별법이 합의되고, 아직도 아홉 분을 진도 앞바다에 남긴 시점...
그야말로 순수한 사고였다고 치더라도 아이들을 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순수한 유가족이 아니라고 의심하듯, 나는 순수한 사고가 아니었다는 의구심마저 갖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알아 왔던 국가와 사회, 한국인, 사람들, 세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보잘것 없었는지 자각하게 되었고, 그것들에 대한 새로운 탐문을 시작하게 되었다.
책도 찾아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도 뒤져보고(예전에는 안 그랬다), 페친들 따라 새로운 정보와 소식들을 전해 듣기도.. 내가 사는 마을의 주민연대와 단체의 문도 두드렸다. 함께 강좌 듣고 토론도 하고...
참여연대는 세월호 815범국민대회에서 사회를 맡았던 어느 분을 통해 깊이 와닿았고, 후원을 시작하였다. '참여사회'라는 월간지와 메일이나 페북을 통해 참여연대의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마침내 지난 10월부터는 '애드보커시와 직접행동'이라는 아카데미를 수강하고 있다. 현장 활동가들을 위한 강좌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무모함으로, 그리고 '애드보커시(Advocacy)' 를 '애드 로버츠(Ed Roberts)'로 착각하고서 '아니, 참여연대에서 애드보커시(머리로는 애드 로버츠를 연상하며)의 직접행동 사례를 연구한다구??' 하면서 내멋대로 해석하고 등록했었다.
엉뚱한 시작과는 달리 아카데미의 내용이나 진행 방식이 재미있다. 진지한 강좌도 좋고, 사이사이에 있는 소그룹 활동도 재밌다. 소그룹 멤버가 주마다 바뀌어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는 것도, 게임하듯 그리고 부담없이 엉뚱한 소리도 해가며 지나온 경험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에 도전하는 그룹활동들이 요즈음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참여연대의 20년사 타임테이블과 지하 느티나무홀의 사진전(첨부 사진들이 그 일부)을 보고 질문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하면서 읽게 된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이 역사를 만든 사람들, 그들의 합리적인 의심, 아젠다와 이슈화, 연대, 시민들의 변화, 권력의 감시, 시민들이 뭉칠 때 권력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아내는 그 힘....
참여연대가 20년을 맞은 올해 나는 시민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나의 시민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늦었다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로 위로하며...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시작이다.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