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책야그

장애인천국을 가다

지구별 여행 2015. 5. 30. 01:52

 유럽과 일본의 재활병원과 장애인시설 탐방기 [장애인천국을 가다]/백경학 외, 2008년 5월

 

244p에서

"최근 들어(이 책은 2008년에 발간) 독일에서는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이 보수당인 기독교 민주연합/기독교사회연합과 연립정권을 구성하면서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예산이 축소되고 있다. 이 결과는 곧바로 장애인 시설에 대한 지원금 축소로 이어져 장애인 단체들은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신청하느라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독일 사회가 날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것도 장애인복지정책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 때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권의 입장에서는 노인과 연금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정치적인 결집력이 약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

우리나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 사회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은 정부가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 더 많은 지원과 혜택을 주길 바라지만 세금이 증가하는 데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증액을 했다고 가장 생색을 내는 분야가 사회복지 부문이지만 삭감에 가장 과감한 것도 사회복지 분야다."

 

우리 정권만 그런가 했는데, 독일에서도 선거를 의식하여 표 얻기 유리한 쪽에 더 관심을 쏟는구나~~~!

 

책을 읽다보니, 아무래도 유럽/일본의 재활병원과 장애인시설 탐방기여서 멋진 시설,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시스템들에 포커스를 두고 있음을 보았다.

사실, 시설 중심적인 시각으로 탐방하고 쓰여진 책이어서, 지금 장애계의 탈시설, 지역사회 자립생활운동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문에서도 푸르메 재단이 재활병원이나 장애인시설에 대한 모델을 탐색하고자 함이라고 앞서 밝히고 있다.

 

잠깐. 탐방했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왜 민간재단(푸르메재단)이 이런 공공 병원이나 시설을 지으려고 하느냐, 왜 한국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지 않느냐'고 반문하여 답변하기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자연친화적이거나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보장되는 물리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이 잘되어 있어 국민들(환자 또는 장애인들이)이 본인부담하는 부분도 극히 적다는 것도 우리나라와는 극명한 차이이며 우리가 절대 부러워하는 것이다.

 

나중에 가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탐방기록을 남긴 곳들을 메모해두자. 나라별로 모아서.

1. 독일 : 회엔리트 재활병원, 바트 메르겐트하임 쿠어하우스 쾨니히, 발트빈켈 장애 청소년 직업교육원, 까리따스 장애인 작업장, 바르타바일 어린이청소년 캠프장, 페니히 파라데 재단

2. 스위스 : 취리히 어린이재활병원, 벨리콘 재활병원, 취리히 RGZ 장애인 작업장, 취리히 시립장애인학교

3. 오스트리아 : 빈 바이서호프 교통사고 전문병원, 빈워크 장애인 작업장, 잘츠부르크 장애인학교

4. 일본 : 모리노미야 회복기 전문병원, 공동작업소 클라라 베이커리, 로쿠유/메이유 취로센터, 마호로바 복지공장, 간델엘하트 장애인 작업장, 이케다북고등학교의 통합교육 사례,

               행복촌 종합복지타운

 

이케다북고등학교의 오케다 학생의 이야기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호흡기를 착용하고 침대휠체어에 누워서도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게 되기까지의 투쟁을 엿볼 수 있었다. 오케다와 그 어머니가 해낸 과정이 바로 오늘날, 장애인들이 가족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싶어하는 그런 삶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 전문가들이 갖추어진 시설이라 할지라도 장애인들은 더 이상 시설에 고립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시설을 박차고 나오고 있다.

이제 사회는  이들이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물론 이 탐방에서 보고 들었던 여러 선진국가들의 성과에서 우리 사회가 배우고, 우리에게 맞게 적용해볼 것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